3/21/08

오늘의 나

내 생에 마지막 방학이 될지도 모를 방학이다.
이렇게 한가해서는 안될 시기지만 다시 달리기 위해 당분간 며칠은 그냥 멍하니 살기로 다짐하고 나니, 정말 이곳에서 나의 삶은 학업을 제외하고는 남는게 없다. 단 하루 아니 딱 반나절을 멍하니 보내고 나니 지루하기 그지 없다. 어느새 난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 있는것 같다. 그런 나를 이제야 찾은건지 환경이 그렇게 나를 만든건지, 정말 헷갈린다.
한국에서는 '나름' 잘나가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나름' 쿨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정말 골이 타분하기 그지없고 고집만 센 노처녀가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 동안 간간의 로맨스가 있기도 했으나, 누구보다 사람 떠나보내기를 프로급으로 하는 나는 또 이렇게 덩그라니 잘 살아가고 있다. 남들 공부할때 죽어라 연애질하고 남들 다 시집갈때가 되어서야 죽어라 공부하겠다는 이 청개구리 심보는 대단하시다 이거지.

나는 늘 속한 집단에서 벗어나기를, 남들과 다르게 살기를 소망하는듯 하다. 여기서 다른다는 의미는 더 낫다는 의미보다도 무조건 현재 속한 집단의 반대성향이라 하면 맞겠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정에서 자랐어도 그런 아버지의 힘이 미쳐닿지 못해 나름 하고픈바를 하고 자랐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늘 반대성향으로, 늘 속한 곳으로 부터 벗어나기를 소망한다. 늘 나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는거지.

어느날 검정옷에 검정신발을 신고 나타나 골이 타분한 소리만 해대도 내 친구가 되어줘.
나도 한때는 재밌고 재치있는 사람이였다고...

7 comments:

r said...

니가 고리타분하기는 그 말뜻을 알고있는거야? 크크큭
전에는 날라리였는데 지금은 쿨하고 괴팍한 철학자같애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어? 졸업이 코앞이고 신기하다

Sean, Lee said...

i do love you the way you are. :)

람람 said...

낄낄낄 의정부날라리출신이라 그런거야?

쿨하고 괴팍한 철학자같애> 딱.ㅋㅋㅋ

검정옷에 검정신발을 신고 나타나도 그게 마틴마르지엘라급 괴상한아방가르드 옷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ㅋㅋ

nm said...

어제보니 재밌고 재치있던 사람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던데. 거기에 깊은 생각까지도 첨해서. 그래도 기왕이면 한때말고...늘 그런 사람으로, 쿨한 날라리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맞이하기를~

sara said...

정말 정말.
고쳐입은 딱붙는 교복에 거북이 가방을 맨 나를 잊지 말아죠!!

>람람님 앞으로 새로운 용어를 쓰시게 되거든 꼭 각주를 달아주시길. 시골에 사는 괴팍한 철학자는 이해가 안간다는...

>나무오빠 어제 버스에서의 대화, 참으로 즐거웠어요.

람람 said...

위에 r 이 말한거 옮긴건디...
새로운 용어는....뭘 얘기하는거양...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 우리. -_-

(백만광년 떨어지는 동영상 첨부하고싶.ㅋ.)

sara said...

마틴마르지엘라급을 이 시골에 사는 아낙네는 모른다는....낄낄낄낄낄(람람언니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