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12

슬픔을 담고 사는 것

어떤  사람의 어린 시절을 잘 살피어보면 그 사람을 형성하게 된 이유가 고스란히 베어 있음을 배운다.
자의식이 완성되기 이전 pure한 자신의 역사,
무엇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떻게 반응하며 어떤 꿈을 꾸는지 놀랍게도 많은 것이 이미 명백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라-

할머니와 헤어지면서 참아내야 했던 눈물,
어린 꼬마가 소리 내 펑펑 울어도 될 것을 때마다 참아 내느라 마음이 망가졌을 것이다.


잦은 이사로 전학을 다니며 헤어짐을 반복해야 했던 기억들도
그러하였고,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건 슬픔이 아니라는 거죽을 쓰고
속으로 많이도 울었다.

중학교 시절 엄마가 학교 기숙사에 찾아온 날이면
애써 태연한 듯 너스레를 떨며 무너지는 가슴을 잡았다.

중간 성인이 되어
그가 세상을 떠날 때에도
눈물 따위는 나의 이기심이니
내 감정에 복받쳐 그리워하는 것은 얕은 사랑, 배려니
즐겁게 활기차게 지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돌아가신 분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은 눈물이 아니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당연히 담담히 받아들이게 된다. 
잠재의식, 무의식 속에 병든 나를 밤마다 마주하여도
의식이 돌아오는 아침에는
이것이 인생이라며 
해탈한 자의 흉내를 내곤 한 달, 두 달
몇 년을 지낸다.

누군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참고 보이지 않는 것을 어디서 배워
병든 자가 되었다.